38일차에 비교적 먹놀잠과 쉬닥법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나, 39일차에도 자신감 뿜뿜으로 가득차 있었는데 아침부터 뭔가 패턴이 안맞기 시작했다.
39일차 아침에 남편에게 아침 먹놀잠 일과수행을 토스하고 잠에 들었는데 정말 두시간 반정도 애가 안자고 계속 칭얼거리는 거였다. 결국 제대로 한숨도 못자고 나가서 상황을 보니 남편은 시리얼을 먹어가며 애를 달래고 있고, 애는 잠 때를 놓쳐서 성이 나 있는 상태인것 같았다. 잠때를 놀치고 두시간 넘게 징징댔으니 배꼽시계가 더 빨리 움직였을 터, 먹고 싶어 하는 울음도 같이 있는 것 같았다. 일단 어찌저찌 달래서 한 30분 재우고 그 이후 일어나길래 수유를 하고 낮 일과를 보냈다.
낮에는 아침에 그 난리를 피워서 그런지 잠을 계속 자서 놀아주기를 겨우 겨우 하였다. 패턴이 틀어지니 그 이후 일과가 이상하게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기분이었다. 휴….
저녁에는 남편이 또 억지로 많이 먹이는 바람에(그렇게 그리 하지 말라는 대도, 문제점을 본인이 겪어보기 전까지는 계속 한다) 애가 속이 더부룩해서 잠을 못자서 또 한 시간 정도를 칭얼 거리다 잠들었고, 그래도 7시 30분에는 육퇴를 하여 남편이랑 유체이탈자를 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평소와 다르지 않게 별 무리 없이 새벽을 보낼 일만 남았다.
그러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새벽에 엄청난 사투(?)를 벌이고 걱정되고 짜증나고 우울한 기분을 털어내기 위해 이 글을 적고 있다.
처음에는 120ml를 타서 아이를 먹였다. 그런데 애가 속이 좀 불편한지 95ml만 먹고 말길래 트림을 시켜주었는데 트림을 하면서도 속이 불편해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엄청난 딸꾹질을 하는데 몸이 막 들썩 들썩 하며 난리였다. 애가 슬슬 걱정되는 와중에 아들이 입맛을 또 다시는 것이었다. 아직 수유한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았길래 남은 25ml를 마저 먹였는데 그걸 먹고도 입맛을 다시면서 눈이 말똥말똥 한 것이었다.
30분 내에 120ml를 먹었으니 평소보다 많이 먹기도 했고 일단 더 주면 탈이 날 것 같아서 안아서 재우려고 했는데(저녁에는 먹잠이다) ‘o’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놀고 싶다는 표정인거 같았다. 하품도 이전에 조금 했길래 그래도 잠을 우선 재우려고 했다.
그런데 2시에 깨서 3시가 다 되가도록 졸려 하면서도 잠은 안자고 울음소리는 더 커지는 것이었다. 배고파하는 울음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어 40ml를 타다가 더 먹였는데 계속 입맛을 다시고 울음이 멈출줄을 몰랐다. 나는 또 애가 배고프다는 신호는 무시하고, 이정도면 많이 먹었다는 나의 개인적인 판단하에 재우려고 아픈팔로 또 30분을 안고 거실을 왔다갔다 방도 왔다갔다하며 안자는 아이를 데리고 안달복달을 했다. 그래도 입맛을 다시며 쩝쩝거리고 하품도 씩씩하는 아들을 보며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60ml를 더 타서 먹였는데 정말 딱 30ml먹고 잠에 빠져들었다. 그 시간이 3시 반…. 소화가 좀 되라고 4시까지 안아주고 방금 방으로 들여보냈다. 아래는 한 시간 반동안 벌인 나의 사투이다. 젖병이 3개….

트림시키면서 아들이 몸부림을 치길래 제대로 못잡으면서 아이 머리가 또 내 쇄골이 있는 부분에 꽝 부딪혔다. 그 전에도 계속 머리가 마구 부딪혔는데 ㅠㅠㅠ 흔들린 뇌 증후군이 오면 어떡하지? 애매하게 많이 먹었는데 애가 속이 불편하지 않을까? 참 이글을 적으면서 걱정거리를 쓰다보니 너무 안절부절하는 것 같기는 하다.
아무튼 오늘 새벽은 참 기분이 꿀꿀하다. 잠도 못자서 스트레스 받고, 오늘 먹놀잠을 실패한 것 같아 짜증나고, 우리 아들이 혹시라도 흔들린 뇌 증후군이거나 토하지는 않을까 걱정되고, 출산 후 여기 저기 안아픈곳이 없는 나의 상태와 함께 축 처진 뱃가죽을 보며 또 우울하다. 그래도 힘을 내서 얼른 젖병을 씻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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