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는 기름기가 없는 야채들 뿐이었는데, 드디어 기름이 둥둥 뜨는 식재료로 이유식을 만들게 되었다.
뒤처리가 더 까다로워졌다. 기름기 때문에 설거지를 꼼꼼히 하느라 힘들...
어쨌든, 그렇게 정성스럽게 만든 소고기 이유식 첫 날, 우리 아들은 몇 술 먹고 거부했다.
내가 먹어보니 맛이 없지는 않았는데,,,
그날 저녁, 육퇴를 하고 우연히 보게 된 라디오스타 개그맨 김준현 편에서, 특정 식재료를 거부하는 아이들에 대한 대처법을 듣게 되었다.
방법은 바로, "부모가 진짜 맛있게 먹는 것을 보여 주는 것!"
여기서 포인트는, 진짜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절대 먼저 먹어보라고 권유하지도 말고, 와서 쳐다보고 자기도 한 입 달라고 할 때까지 주지 말 것. 그리고 한 입 먹었을 때도, "맛있지? 응? 맛있지?"와 같은 말들을 절대 하지 말 것.
새로운 음식이나 특정 식재료를 접할 때, 처음이 매우 중요하다며 말하는 그의 태도에는 굉장한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소고기 이유식을 두 번째 하는 날 아침에 바로 그 방법을 써먹었다.
아가가 한 세 술 먹더니 안 먹길래, 내가 직접 떠서 맛있게 먹는 시늉만 했다. 실제로 숟가락은 옆으로 비켜갔다.
근데, 내가 먹는 줄 알고 좋아한다...그렇게 몇 번 보여줬더니 자기도 입을 벌린다.
결과는......
준현오빠 감사해요
역시 그는 먹방계의 신이다.
우리 아가가 내가 맛나게 먹는 가짜 먹방을 보고
이유식 80ml를 다 먹어치웠다.
방금 전까지도 안먹겠다고 소리를 지르던 우리 아가 맞나 싶었다.
이 방법이 내일도 통할지는 모르겠으나 어쨌은 오늘은 성공! ㅎㅎㅎ
자, 그럼 소고기 이유식을 만들어보자.
<이유식 만드는 방법: 소고기 토핑 큐브 12일치> 준비물: 소고기 200g(나는 모르고 한살림에서 한우다짐육을 준비했지만, 덩어리로 된 것을 사도 됨. 부위는 안심으로 많이들 하시는데, 굳이 상관은 없을 듯. 수입산이냐 국내산이냐도 모두 상관없을 것 같다는 나의 생각), 고기 삶은 물 30ml, 저울, 믹서 또는 차퍼, 실리콘큐브, 냄비, 체
1. 소고기는 핏물을 빼서 준비한다. 이것도 개인 취향이라, 핏물을 안빼고 사용할 수도 있는데, 안빼면 고기 누린내가 난다고 하여 나는 핏물을 뺐다. 다짐육이라 한 3분정도만 담갔다가 바로 뺐다. 덩어리라면 한 10분 정도는 빼야할 듯. 다짐육이라 체에 받쳐서 고기를 건져 주었다. 2. 팔팔 끓는 물에 고기를 넣고 약 7분간 삶아 준다. 좀 푹 삶았다. 어차피 갈거라 혹시 몰라서 팔팔 삶았다. 중간 중간 떠오르는 거품은 계속 건져 주었다. 3. 다 삶은 고기는 체에 받쳐서 건져 주고, 고기 육수는 버리지 말고 믹서에 갈 때 사용한다.
4. 차퍼는 도저히 사용할 엄두가 안나서 믹서를 활용했다. 고기 육수를 약 30ml정도 넣어주었다. 적절히 봐서 농도에 따라 물을 가감해 주면 좋을 듯 하다. 5. 고기가 반죽처럼 찰지게 될 때까지 곱게 갈아 주었다.
6. 갈아진 고기는 실리콘 큐브에 적절히 나누어 담는다. 10g짜리 큐브 2개, 15g짜리 큐브 10개가 나왔다.
7. 남은 고기육수는 나중에 오트밀 이유식 큐브 만들 때 사용할 수도 있어서 따로 보관해 두었다. 식으면, 위에 뜬 기름을 제거하고냉동실에 보관하면 된다.
소고기 이유식을 잘 먹어주니, 그냥 야채 이유식을 잘 먹어 주었을 때랑 기분이 달랐다.
잘 먹고 쑥쑥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
BTW, 아들이 분유량은 줄지 않았다. 4회 먹는데, 회당 240ml씩 먹고도 더 달라고 한다. 소아과 의사가 그냥 달라는 대로 주고 1000ml만 넘기지 말라고 해서 일단 그러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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