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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육아/육아일기

[D+7] 엄마 되기가 제일 어려워!

by brainytiger 2022. 9. 24.

 

4월 28일 새벽 5시, 진통이 심상치 않다.

전날 저녁부터 아랫배가 싸한게 생리통 같았다. 단순한 가진통인줄 알았다. 아직 예정일이 10일 남았고, 출산예정일이 다가오니 말이다.

진통이 심상치 않아서 남편을 깨웠다. 진통과 쉬는 텀 주기가 1분 30초 간격으로 매우 규칙적이었다. 급하게 필요한 물건들을 마저 챙기고 머리도 한 번 감고(그 아픈 와중에 혹시 모르니 감았다) 산부인과로 달려갔다.

도착하니 자궁문이 5cm가 열렸단다. 정신없는 와중에 진통수치 체크하고 혈압재고 링거 항생제 등등 뭘 맞는지도 모르는데 암튼 뭘 맞고, 무통주사를 맞았다. 그리고 잠시 뒤 찾아오는 평화. 무통주사가 너무 잘 맞아서 9cm가량 열릴때까지도 나름? 평화로웠다. 남편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

10cm. 드디어 다 열리고 힘 5-6번 주니 우리 튼튼이가 나왔다. 효자아들이다. 엄마 고생시키지도 않고 나왔다. 남편은 탯줄을 자르며 아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나도 눈물이 주르르 나왔다. 내 아이구나.

기쁨도 잠시, 출산의 후유증이 찾아오고 좀 나아갈 때쯤 산후조리원에 입성! 아이랑 산후조리원에 있은지 7일째다.

근데 넘 우울하다. 아이한테 미안해서 우울하다.

일단, 젖몸살이 심하게 왔다. 정말 최악의 가슴이었다. 나의 꿈은 완모였으나, 뭣도 몰랐던거 같다. 초유가 나와야 하는데 정말 방울방울 나오는 거다. 가슴은 완전 돌덩이 2개. 배는 튀어나왔지. 턱에는 여드름이 슬슬 나는거 같지. 완모포기할까? 엄마랑 남편은 내가 우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분유 먹여도 잘 크니 포기하란다. 근데 소아과 의사들은 모유가 좋다던데…. 나때문에 우리 애가 좋은 거를 못먹는구나.

아이에게 줄 모유는 충분하지 않지, 분유를 먹이는 것도 넘 못하고, 아이는 울고, 트림도 못시키니 애가 아플거 같고, 먹을때 숨소리가 이상하고, 딸꾹질도 못달래고, 양이 급작스럽게 느는것 같고, 너무 많이 먹는거 같아서(찾아보니 신생아는 먹는 대로 주란다) 자꾸 젖병을 빼고 하다보니 애는 급하게 많이 먹고 게우고, 속싸개는 왤케 싸기 어려운지, 아가 기저귀 가는 것도 어색하고, 내가 몇 번 갈아줘서 그런가 기저귀 발진나고, 젖빠는 연습시킨다고 애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그러니 더 배가 고파서 난리고, 그러니 또 급하게 딸꾹질을 하고, 기침도 하는거 같고 급하게 먹어서 분유가 기도로 들어가니 숨소리가 거친것 같고, 신생아 감기걸리면 어떡하지? 수유 자세가 너무 엉망이고, 허리랑 어깨는 자꾸 굽어지고, 그냥 얼마 되지는 않지만 유축해서 주는 걸로 마음을 굳히고 분유만 주던가, 유축하면 가슴 처진다던데 지금 그게 문제야, 이래가지고 산후조리원 나가서 애기 목욕은 어떻게 시키지? 산후도우미 선생님께 많이 배우면 괜찮아 지겠지? 육아 정보는 왜이리 많고 하나같이 정답은 없는 것 같지? 뭐부터 봐야될지 모르겠고, 정말 나는 그동안 딸, 직장인, 아내로써는 꽤 괜찮고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엄마로써는 빵점인거 같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또 유축해야 되는데. 최소 2주 동안은 유축해야 되는데 힘이 없다. 그래도 블로그에 글을 쓰니 조금 마음이 풀어지는 듯. 사랑하는 남편보고 싶다.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까?

1. 일단 육아책 1권이라도 제대로 읽고 끝내기

2. 유튜브, 블로그 각종 육아 정보 하루 최소 10개 찾아보기

3. 남편과 같이 하기

4. 산후도우미님께 많이 물어보기

5. 산후체력 몸매관리하기

6. 너무 안달복달하지 말기. 아기도 세상에 태어난 이상, 초보 엄마를 만난 이상, 이 난관을 헤쳐가야 한다. 적극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미안해하고 우울해하지말자.

7. 꾸준히 내가 해야될 공부하는 시간 최소 1시간은 확보하기.

참고로, 산후조리원은 나름 좋았는데 당시에 코로나때문에 남편도 출입이 불가능하고, 각종 프로그램이 거의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점은 좀 아쉬웠다. 밥은 나름 잘나오고, 간식도 잘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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