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끝없는 육아/육아일기

[D+377] 둘째와의 갑작스러운 이별과 자연유산 후기

by brainytiger 2023. 5. 9.

첫째 돌을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둘째를 임신했다(둘째를 가지려고 노력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갑작스럽게 되리라는 것은 예상못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병원에 갔는데 임신이 맞다고 하여 매우 기뻤으나.......

 

약 6주만에 자연유산하게 되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의사선생님께서는 수술을 거치지 않고 자연적으로 유산이 되었으므로 

월경을 하는 바로 다음달부터 둘째 임신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마음은 안타깝지만, 

정말 아기집만 보고 아기는 보지도 못한 경우라, 

또 수술 등으로 인위적으로 임신 종결이 된 것이 아니라, 

신체적으로 덜 힘들었던 부분이 있어서,

사실....

생각했던 것보다 몸과 마음이 엄청 힘들지는 않았다. 

 

첫째를 자연임신하고 자연분만했었고, 

입덧도 하나도 없었고, 

임신했을때, 출산할때도 정말 몇시간 만에 아가가 나와서

나는 임신체질인 줄 알고, 

유산은 생각도 못했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지인들한테 알리지 않았을 건데... 

 

어쨌든, 과정은 이렇다. 

 

1. 4주차 초 임신 사실 알게 됨

4주 초반에 임테기로 두줄을 확인하고 

병원에 갔으나, 아기집은 안보여서

혈액검사를 했더니 수치가 100이 넘었고

임신이 맞다고 하여 5주차에 병원에 오라고 했었다. 

우리 부부는 둘째는 어떻게 키울까, 태명은 뭘로 할까 하며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들뜨고 흥분된 상태였던 듯 하다. 

 

2. 5주차 초반 아기집 확인

5주차 초반에 아기집을 확인했다. 

근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기집이 너무 조그마했고, 

아기와 난황이 보일줄 알았는데 없었다. 

의사샘은 아직 너무 초반일 수도 있고(근데 아기집 사이즈도 안재보셨다. 뭔가 느낌적으로 아셨던 듯하다)

착상이 늦어졌을 수도 있고, 배란이 늦어졌을 수도 있으니 다음주에 와서

난황과 아기 심장소리를 확인하자고 하셨다. 

뭔가 마음 한 켠이 계속 싸했다. 

 

3. 5주차 중반 피비침, 갈색혈

자고 일어나니 속옷에 피가 조금 묻어 있었고 갈색혈이 조금씩 나왔다. 

전화해서 바로 병원에 갔는데, 

의사샘 왈, 

"피가 비쳤다는 건, 무조건은 아니지만 대게 좋은 건 아니죠. 한 번 봅시다."

 

하고 초음파를 보는데, 

아기집에 아기가 없었다...

의사샘은 아기집에 아기가 없다면서

원래 이 쯤이면 난황이랑 아기가 보여야 하는데

안보인다고 그러면서 유산 얘기를 하셨다.

 

나는 너무 놀랬고, 그 얘기를 듣자마자 눈에 눈물이 맺혔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유산 확률이 지금 상황으로는 얼마정도 되냐고 여쭤보니

70-80%라고 하셨다. 

 

다음주에 와서 상황을 보고 수술을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고 하셨다. 

마음이 너무 안좋았고, 집에 오는 길에 눈물이 났는데

첫째 아이가 있고, 아직 기회가 있다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추스렸다. 

 

 

4. 6주차 초반 아기집 안보임

병원에 가기 전까지 피가 계속 나왔다. 피 양이 점점 늘어나는 걸 보면서

나는 유산을 99% 직감했고, 역시나 병원에서 본 초음파에서는 

아기집이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대신 자궁안에 뭔가 큰 덩어리 조직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의사샘이 수술을 당장하는 것 보다는 아기집이 자연적으로 나올 수도 있으니

4일 정도 더 경과를 보고 수술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자고 하셨다. 

소파술은 너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나 안할 수 있으면 아예 안하는게 좋다고 하셔서 더욱 믿음이 갔다. 

 

5. 6주차 중후반 소량의 오로만 남음

다행히 나는 병원에 오기 전에 아기집이 잘 빠져서 

초음파로 확인했을 때는 소량의 피?정도만 있었다.

이 정도로 소파술을 하는것은 아니라고 하셔서 더이상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되고

앞으로 자연스럽게 나머지 것들이 다 배출되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하셨다.

이 정도면 바로 다음달에 생리를 할 수 있고, 그러면 임신도 바로 가능하다고 하셨다. 

그렇지만 우리 부부는 서로 몸관리를 좀 하고 8월 정도에 시도를 하자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오는 길에 남은 임신 바우처로 산후조리 한약을 지어서 왔다. 

50일치 한약이 쓸데없이 비싼것 같아서 좀 화가 났지만, 

그냥 잘 챙겨먹자 이 생각으로 구매했다. 

 

 

 

끝. 

 

댓글